걸레를 위하여/장재선
걸레와 함께 구석구석 먼지를 닦아내다 보면
서서히 땀이 나며
무릎을 꿇은 겸허가 만족스러워집니다
어느 누구와도 함께 하지 못했던 평화를
누립니다
그런 친구와 잠시 헤어질 때의 예의는
깨끗이 빨아놓는 것입니다.
걸레가 바닥에 놓여 있을 때
다른 식구가
손이 아닌 발로 잡는 것을 막기 위해서죠.
그러니 전능하신 당신께서는
저를 부디 걸레로 써주시되
더러운 곳을 닦는 걸레로 써주시되
하루 일과가 끝나면
깨끗이 빨아주기는 하소서.
👩❤️👩 무릎 꿇어 헌신하며 열심히 일할 때가 있습니다.
헌신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면 위선일까, 싶어도 정성을 다하는 제 모습에 뿌듯해지고
더 열심히 하고 싶어지는 마음도 생깁니다.
우리가 꼭 필요한 걸레의 역할을 선뜻하는 것은 힘든 일 끝난 뒤 걸레의 한 일에 고마워하고
깨끗하게 씻어 말리며 함께 흐뭇하게 웃어주는 친구를 믿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