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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11일 전 · 열린 게시판에 게시물을 작성했습니다.

물수리 유감

이른 아침 스쿨버스 운행을 나가는 일이 벌써 꽤 익숙해졌다. 아침마다 동쪽 지평선에 떠오르는 햇살이 동공을 직격하는 일이 신비롭다. 난 아직은 교육과정의 막바지에 있어서 홀로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건 터미널에서 나와 첫 학생을 태우기 전까지, 그리고 학생들을 다 학교에 내려준 후 터미널로 돌아오는 동안의 빈 버스뿐이다. 그마저도 선탑 운전사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선탑 운전사 로빈은 참 좋은 사람이라 새벽 다섯 시 오십 분에 일지를 받아들고 버스에 가면 이미 삼십여 분 전에 와서 점검을 마치고 문을 열어 나를 반겨줄 뿐만 아니라 선뜻 운전석을 양보해 준다. 그렇게 매일 한 시간 정도의 운전 시간이 주어진다.


로빈에 대해 잠깐 얘기해 보면, 그를 아주머니라고 해야 할지 할머니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감히 나이를 물어볼 수는 없어서 어림잡아 나보다 열댓 살 위일 거라 짐작하고 있다. 손자, 손녀도 있는 할머니인데 한편으론 부모님 두 분도 모두 정정히 살아 계셔서 딸로서의 삶도 충실하게 살아낸다. 로빈의 부모님은 항상 정해진 시간, 같은 장소에 나와서 딸이 몰고 지나가는 스쿨버스를 기다렸다가 손을 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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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정혜선
Sep 08

오랜만에 오셔서 근황을 이리 멋진 글솜씨로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종 올려주시면 재미있게 읽고, 멀리 계신 친척의 안부를 듣듯 안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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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11일 전 · 열린 게시판에 게시물을 작성했습니다.

서쪽 하늘을 향해 달리다가


스쿨버스를 운전하기 시작한지 두 학기 째다. 오늘 아침 운행을 나가면서 유독 눈에 든 것이 가득 찬 달이었다. 아침에 달이 웬말일까 싶지만, 보름에 반나절 모자란 달이 서쪽 하늘에 몸을 기대고 로키 산자락을 더듬어 넘는 모습이 너무 유정(有情)했다. 하얗고 큼지막한 그것에 거꾸로 쪼그려 앉은 토끼의 두 귀가 짙고 선명했다.

어제부터 순서가 바뀐 노선 때문이다. 처음 태워야 하는 아이가 스쿨버스 터미널에서 서쪽으로 이십여 분을 달려야 하는 길이라 달이 산맥을 타고 넘어 숨는 시간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라볼 수 있었다. 태생이 올빼미인 내 습관 탓에 이런 절경을 목격하기란 참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아침의 죽순 같은 여리고 신선함을 맛볼 수 있게 된 일이 참 신기하다. 삶이란 두고 볼 일이다.

밤을 지새며 한 곳으로만 달렸을 달이련만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동쪽의 지평에 오른 태양의 빛에 몸을 씻고 찬찬히 침실로 드는 그를 보고 있노라니, 나보다 착한 한 동료가 전체 운전사들에게 무전을 친다. “커다란 달이 록키산맥 뒤로 넘어갑니다. 너무 아름다워요. 놓치지 마세요들!” 또 다른 동료가 대답한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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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정혜선
Sep 08

삶이란 두고 볼 일이죠~ 제가 어릴 때 여행하며 사랑했던 나라, 우즈베키스탄에 와서 살게 될 줄 어찌 알았겠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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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2026년 7월 29일 · 열린 게시판에 게시물을 작성했습니다.

이경희 시인 <상추> 외 1편

상추/이경희


요즘도 통 잠을 못 잔다면서

꿈에라도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 하지 않았나

선잠이라도 자야 꿈을 꾸지

궁여지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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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두편의 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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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2026년 7월 27일 · 열린 게시판에 게시물을 작성했습니다.

기형도 시 <안개>

안개 


기형도


1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2

이 읍에 처음 와본 사람은 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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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2026년 7월 7일 · 열린 게시판에 게시물을 작성했습니다.

⭐️ 워싱턴문인회 영문학회 가을 특강 안내 (9월 19일 토요일) ⭐️

워싱턴문인회 영문학회 가을 특강이 9월 19일(토) 오전 11시 30분, 설악가든에서 열립니다. 장소 선정과 예약을 위해 수고해주신 최은숙 회장님과 노순이 총무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번 특강에는 조지워싱턴대학교(The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창작문예과 교수이자 소설가인 정윤(Jung Yun) 작가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item) 강사 소개


정 윤(Jung Yun)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노스다코타주 파고에서 성장한 재미 한인 소설가입니다. 바사 컬리지(Vassar College)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공부했으며, 매사추세츠 대학교(University of Massachusetts)에서 문예창작(MFA) 학위를 받았습니다.


2016년 장편소설 《안전한 나의 집》(Shelter) 으로 데뷔했으며, 재미 한인 가족의 삶을 통해 가족과 폭력, 소속감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어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Goodreads '올해의 소설', BBC Culture '이달의 책', Apple Books '이달의 책' 등에 선정되었고, 줄리아 워드 하우 상(Julia Ward Howe Award) 을 수상하는 등 미국 문단과 독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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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문인회 영문학회 가을 특강 안내 (9월 12일 토요일) 특강이 9월 12일 인지?/ 9월 19일 인지? 바로 잡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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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2026년 7월 4일 · 열린 게시판에 게시물을 작성했습니다.

'시향' 과 권귀순 시인 작품집 '달의 크레이터를 닮다' 출판기념회

▶ 문인회, ‘시향’과 권귀순씨 작품집 출판기념회

권귀순 시인에게 축하 화분이 전달되고 있다. 왼쪽부터 배숙 부회장, 김영기 이사장, 권귀순 시인, 최은숙 회장.


워싱턴 문인회(회장 최은숙) 산하 시문학회의 연례문집 ‘시향 2026’ 및 권귀순 시인의 시에세이집 ‘달의 크레이터를 닮다’ 출판기념회가 지난 20일 설악가든에서 열렸다.


최은숙 회장은 축사에서 “이번 제19집의 살구빛 표지가 정겹다. 편집위원으로 권귀순 고문, 박양자 시인, 김인식 시인이 수고 많으셨다. 또 시에세이집을 낸 권귀순 시인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며 “시를 품은 아름다운 마음이 여름날의 초록빛으로 잘 자라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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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2026년 7월 4일 · 열린 게시판에 게시물을 작성했습니다.

25인의 영롱한 시어 ‘시향’19집__ 한국일보, 2026-06-11 (목) 정영희 기자

제 19집‘시향’ 표지. 윤석호 시문학회장(원내사진 아래)과 권귀순 전 문인회장
제 19집‘시향’ 표지. 윤석호 시문학회장(원내사진 아래)과 권귀순 전 문인회장

▶ 문인회 시문학회, 20일 출판기념회

제 19집‘시향’ 표지. 윤석호 시문학회장(원내사진 아래)과 권귀순 전 문인회장

워싱턴문인회(회장 최은숙) 산하 시문학회 회원 25명이 삶에서 건져올린 영롱한 시어(詩語)로 직조한 ‘시향 2026’이 최근 발간됐다. 통권 제 19집이다.


이번 작품집은 권귀순, 권향옥, 김경숙, 김문교, 김영기, 김영윤, 김은국, 김인식, 노세웅, 류명수, 박앤, 박양자, 서윤석, 윤석호, 이경희, 이영호(진월 스님), 이정자, 이우암, 이현원, 임종희, 정혜선, 차영대, 최은숙, 허권, 황안 시인이 각 2-3편씩 총 71편으로 꾸며졌다. 이번 호 편집위원은 권귀순, 김인식, 박양자 시인이 맡았다.


권귀순 시인은 ‘라벤더 향이 어떻길래’ 등 3편, 최은숙 시인은 ‘봄’ 등 3편, 김영기 시인은 ‘통풍’ 등 3편, 박앤 시인은 ‘신의 사람들’ 등 2편, 김인식 시인은 ‘수세미’ 등 3편, 박양자 시인은 ‘포근한 물 파장’ 등 3편, 이경희 시인은 ‘백 년하고 이틀’ 등 2편, 이정자 시인은 ‘그가 말하네요’ 등 3편, 황안 시인은 ‘배꽃 피는 밤’ 등 3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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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2026년 7월 4일 · 열린 게시판에 게시물을 작성했습니다.

‘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 출간__ 한국일보, 2026-06-19 (금) 정영희 기자

석민진 작가가 최근 두번째 에세이집‘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를 출간했다.
석민진 작가가 최근 두번째 에세이집‘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를 출간했다.

▶ 문인회 석민진 작가, 두번째 에세이집

석민진 작가가 최근 두번째 에세이집‘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를 출간했다.

수필가 석민진씨(MD, 워싱턴문인회)가 두번째 에세이집 ‘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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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2026년 7월 4일 · 신문에서 읽은 회원 작품에 게시물을 작성했습니다.

운명의 꽃으로 다리를 놓아___2026-06-18 (목) 김인숙 워싱턴 문인회

운명의 꽃으로 다리를 놓아 - 미주 한국일보


▶ -조두진의『능소화-사백 년 전에 부친 편지』를 읽고


무심코 이웃 마을 도서관에 들어갔다가 한국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 걸 보았다. 흥분된 마음으로 꽂힌 책들을 훑어보다가 『능소화』라는 이름이 생소하지만 예쁘다고 느껴져 이 책을 꺼내 들었다. 읽기를 마쳤어도 마음엔 큰 응어리가 남았다. 타고난 운명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나도 지난날을 돌아보면 선택해야 할 갈림길은 여러 번 있었다. 되돌아갈 수는 없기에 이랬더라면 혹은 저랬더라면 하며 자문하는 때도 많다. 어떤 선택을 했던 운명이 정해진 방향으로 운명의 쳇바퀴 속에서 뛰기만 한 건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능소화-사백 년 전에 부친 편지』(위즈덤하우스 출판)는 언론인 작가 조두진이 2006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작가는 경북 안동에 살았던 400년 전에 죽은 고성 이씨의 무덤에서 나온 ‘원이 엄마의 편지’라는 기록을 모티브로 쓴 이야기이다. 무덤 주인은 안동 지방 만석꾼 이요신의 아들로 태어난 조선 명종 때 사람 이응태(1556-1586)이다. 그의 시체는 미라가 되어 있었고 가슴에 덮여있던 편지는 이상하리만큼 하나도 손상되지 않은 채로 발견되었다. 편지는 한글로 빼곡히 적혀 있었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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