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Gradient Ocean

정혜선

2013년 일본 시문학지 ⟪우츄시진(宇宙詩人)⟫에 '메두사호의 뗏목'을 발표하며 데뷔
2014년 ⟪워싱턴문학 ⟫신인문학상 우수상
2015년 ⟪포엠포엠⟫ 신인문학상 당선
2023년 제 2회 정지용 해외문학상 수상

유튜브
https://www.youtube.com/@hyesunrakove
블로그
https://blog.naver.com/hyesun-rakove
https://goodpoetssociety.blogspot.com

hyesun.rakove@gmail.com

Hyesun J. Rakove

시를 내놓으며

<시를 내놓으며> 이슬람 세밀화를 좋아한다. 절대자의 관점으로 모든 것을 투시하는 평면 구조이면서 식물, 사람, 동물 등 그림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원근에 상관없이 극도로 작고 세밀한 필체로 그려내는 것이 이슬람 세밀화의 특징이다. 그리하여...

누가 저녁을 불러냈나요?

누가 저녁을 불러냈나요? 정혜선 저녁은 벌써 가고 없군요 신던 양말을 소파 밑에 벗어 놓고 기름 낀 하루를 구정물에 불려 놓은 채 어질러진 식탁 위로 허물어진 저녁은 물의 얼룩만 남기고 갔네요 온종일 나는 저녁 향해 저물었는데 캄캄해진 두 손으로...

무덤자리는 고스란히 옥수수 밭으로 바뀌어

무덤자리는 고스란히 옥수수 밭으로 바뀌어 부제: 이현애, 지명희, 한성미 친애하는 당신, 안녕하세요? 이현애, 지명희, 한성미 님. 미국에 와서야 처음 만나본 내 북녘 동포입니다. 안녕이란 말로 당신에게 인사를 해도 될지 모르겠군요. 난 당신이...

전봇대

전봇대 정혜선 한 아름 둘레 안에 갇힌 뒤론 수직만 생각했다. 전력을 다해 서 있는 일 개들이 갈겨주는 의리의 오줌을 밑거름으로 도시의 아우성이 밀어닥치는 복판에서 후퇴하지 않는 전사로 사는 일 피 흘릴 줄 모르는 나는 갈증에 겨운 태양이...

도모코*를 위하여

*미국 사진작가 스미스 유진(W. Eugene Smith)이 촬영한 사진 작품 ‘도모코와 목욕하는 어머니(Tomoko and Mother in the Bath)’에서. 미나마타병을 앓고 있는 우에무라 도모코를 재래식 목조 욕실에서 안고 목욕시키는...

초록 엄지(Green Thumb)/정혜선

일본에 살 때 부터 계간 시문학지 <포엠포엠> 에 에세이를 실었습니다. 올해 여름호 글을 쓰는데 전쟁과 종교를 제재로 삼는 바람에 선뜻 마무리를 못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2022년 여름호에 쓴 글을 다시 읽어 봅니다. 그때는 저의 정서가 더...

화장지의 말

정혜선 한산섬 달은 밝았을 거야 긴 허리끈 풀고 앉아 깊은 시름할 적에 문 틈에 불어오는 여린 바람에도 파르르 함께 떨던 나 맨몸에 감은 흰 옷 풀어 당신의 비밀 훔쳐주었지 말해 주고 싶었어 당신 혼자 그리 끙끙댈 일 아닐 거라고 세상 등지고 문...

폭설 쏟아지는 저녁의 언어 

폭설 쏟아지는 저녁의 언어/정혜선 1 오후에 또 폭설이 쏟아진다고 한다 미국 수도 워싱턴의 노숙자들은 도서관이 있어 얼어 죽지 않는다 낮에는 도서관에 들어가 몸을 녹이고 밤에는 지하철역을 찾아든다 그가 그 한데를 잠자리로 삼은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Washington Literary Society logo.png

©2023 by Korean Literary Society of Washington. Proudly created with Wix.com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