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글사랑방에 한 편은 올려야 하지요.
숙제하듯 열심히 한 편 써서 올려 놓고 휘적휘적 인터넷 세상을 돌고 있는데...
아주 작게 그저 밥 한 숟갈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내가 쓴 2월의 시와 소재가 같아서)
눈이 가서... 그래, 최승자 시인, 그리운 시인이여... 하면서 읽어가는데...
이거 참... 넘. 사. 벽.
감히 넘을 수 없는 높이/깊이/넓이까지...
곧두박질 치게하면서 솟아오르는 감정을 만들어내는 시...
어떻게 살면 이런 시를 쓸 수 있습니까...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최승자
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 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 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 하고
나는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젠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이 있을 뿐,
이제 이룰 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도다고도 말하지 말며
가거라, 사랑인지 사람인지,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죽는 게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살아,
기다리는 것이다.
다만 무참히 꺾여지기 위하여.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꺾어
네
꽃
병
에
꽂
아
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