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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칭에 관하여/윤석호
영화가 시작된다. 1인칭과 2인칭, 착하거나 못 된 3인칭들 나머지는 배경이거나 세트거나 이름도 없고 상관도 없는 잡다한 것들, 4인칭이다 아무도 나에게 무례한 적 없다 내가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가구다 옷장이면서도 옷 한번 배불리 품은 적 없다...

<해외기획-워싱턴 문인회> 새해를 맞이하며/이재훈
이재훈 수필가 설날은 일 년 중에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었다. 동지의 팥죽에 들어 있던 새알심의 쫄깃한 맛이 입안에서 맴돈다. 설날은 아침 일찍부터 온 집안이 바쁘게 돌아간다. 그믐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빠진다는 풍습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Thanksgiving
“There is nothing good or bad but thinking makes it so.” – Shakespeare At Johannesburg airport on February 2, 2014, while waiting to be...
무궁화위성 1호 발사 카운트다운/황보한
무궁화위성 1호를 진두지휘했던 황보 한 박사의 자서전적 소 설
고장 난 밥통/권향옥
고장 난 밥통 권향옥 부엌 귀퉁이에 동그마니 앉아있는 고장 난 밥통 벌써 엿새째 저러고 있다 십수 년 전 옅은 미색 예쁜 자태로 우리 집에 처음 와서 완두콩밥 강낭콩밥 현미밥 번갈아 가며 하루도 빼놓지 않고 묵묵히 따스한 밥 지어 먹이며 무한한...
꽃의 미학
권귀순 이 꽃을 밟아도 되나 분홍으로 흥건한 길 위에서 머뭇거린다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별들이 진 거리에서 꽃들이 속절없이 나무를 떠나고 있다 이 꽃을 어떻게 건너야 하나 디딜 틈 없는 꽃잎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열매를 꿈꾸며 찬바람 속...

꿈/정두현
꿈 정두현 흰 붓에 먹물 듬뿍 찍어 마음 다음어 우주를 그렸다 먹물이 다 하도록 그리고 그렸다 화선지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산도 물도 없고 하늘엔 별도 없더라 안개 자욱한 여백뿐이더라 시향 제 15집 2021, p. 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