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권향옥
- 정혜선

- 6일 전
- 1분 분량
내일은 서리가 올 것 같아
마지막 남아있던 고춧대를 뽑아
마디 째 대충 훑어 바구니에 담아
뒷마당 햇살 아래 앉았다
설렘을 심던 봄
애써 가꾸던 여름
모든 것 마무리하는 가을
소슬한 바람 아래 고춧잎 다듬으며
가을걷이, 마음걷이를 한다
행복한 기억은 바구니에 담고
아픈 기억은 떼어버린다
아쉬움과 후회는 밭에 묻어
내년 봄에 좋은 거름으로 써야지
매콤한 고춧잎은 초고추장에 무쳐
선물처럼 음미해야지
뒤돌아보니 저 멀리 달음질쳐버린 세월
아쉽지만, 많이 고마웠던 시간
새봄을 꿈꾸며 마무리하는
뿌듯한 가을걷이, 마음걷이
______워싱턴문학 28호,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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